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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균성]美 언론이 박진영을 주목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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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이 미국 언론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한국 뮤지션 가운데 처음으로 미국의 대중 음악지 ‘빌보드’의 표지 광고모델로 나서더니, 11일(현지시간) 발간된 미국의 비즈니스 주간지도 박진영을 깊게 다뤘다.

크레인즈라는 이 잡지는 ‘한국 음악의 거물, 뉴욕에 회사를 세우다’라는 제목으로 두 페이지에 걸쳐 박진영을 소개했다. 크레인즈는 기사에서 “박진영은 윌 스미스와 메이스 등 랩퍼들의 히트 앨범에 곡을 쓴 후 2006년 한 해에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아시아의 첫 번째 미국 진출 스타인 비의 마케팅과 홍보 작업에 힘을 쏟았고, 이제 그는, 함께 일하기를 원하는 미국 음반사 사장 사이에서 중요하게 언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품성과 상업성 모두를 인정할 수 있다는 평이다.

두 사례에서 더 주목을 끄는 것은 크레인즈라는 잡지다.

대중문화라는 영역을 산업의 문제로 가장 진지하게 접근한 나라가 미국이라고 한다면, 그리고 크레인즈가 그런 나라에서 22년 째 비즈니스 잡지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박진영한테서는 뛰어난 음악성뿐만이 아니라 탁월한 경영능력이 보였던 셈이다.

크레인즈 기사 가운데서도 “그(박진영)는 함께 일하기를 원하는 미국 음반사 사장들 사이에서 중요하게 언급된다”는 대목이 특히 주목된다. 글로벌 대중문화시장을 주도하는 핵심인사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박진영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그것은 아마도 최근 박진영 스스로 주장하듯 ‘세계 문화'에 대한 치열한 몸부림의 결과일 것으로 짐작된다. 박진영은 최근 한류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미국인은 미국언론만 믿는다. 한국의 가장 큰 신문이 가수 비가 차세대 스타라고 해도 (미국인은) 이를 믿지 않지만 뉴욕타임즈에 나오면 많은 사람이 비를 찾는다”고 말했다. 또 “아시아의 수퍼스타가 있지만 미국인들은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인처럼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 문화’의 중심은 미국이고, 미국을 상대로 마케팅하지 않으면, 한국의 어떤 것도 글로벌 시장에서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겠다.

이런 주장 때문에, 박진영은 국내 뮤지선 가운데 처음으로 빌보드 표지 광고모델로 등장했지만, 한편으로는 국내 네티즌으로부터 “언론에 돈을 주고 지면을 산 게 뭐 그리 대단하냐”는 비아냥을 들어야 했다.

이런 비판은 박진영이 미국에서 실력으로 평가 받은 게 아니라 돈으로 문제를 해결한 거고 그것은 누구나 가능하다는 인식에서 나온다.

사실 이러한 비난은 어느 정도 사실일 수 있다. 스타와 대중문화 산업과 언론이 상당한 공생관계임을 부정할 수 없다면 말이다.

또 한류에 대한 박진영의 이런 인식은, “한국적인 것을 가지고 인류 보편적인 문화 상품을 만든다”는 신념을 가진 또 다른 한류 창작자에겐 달갑지 않겠다. 그래서 박진영에 대해 ‘검은 머리 미국인’이라는 비난까지 나온다.

그러나 이런 두 가지 비난은 조금 지나친 감이 없지 않다.

한류를 확산하기 위한 방법론 차원에서 건전한 논쟁의 대상인 것은 좋으나 비난의 대상이 될 필요까지는 없어 보인다. 이미 모든 자본과 상품은 국적을 떠나 세계를 유영하는 세상이 됐고, 문화 자본과 상품 또한 이런 대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 아시아권에서는 이미 다양한 배우와 가수들이 국적을 떠나 활동하고 있으며, 여러 나라가 합작 혹은 합자로 영화를 만들고 있다.

‘용가리’로 극단적 참패를 맛본 심형래가 7년 동안 와신상담해 만든 ‘디워’도 미국 자본 및 영화계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서 가능하게 됐다. 글로벌한 문화 상품은 앞으로도 이렇게 퓨전한 방법을 통해 나올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박진영의 힘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

박찬호나 서재응이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했고, 박세리 등 한국의 낭자군이 미국 여자 프로골프에 진출한 이유가, 거기에 큰 시장이 있기 때문이었고, 각고의 노력 끝에 그 시장을 상당히 휘저은 것에 우리 국민은 자부심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박진영이 하고 싶은 일도 그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가 조금씩 빛을 발하고 있는 것이고.

/이균성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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