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두산전 중 촬영한 KBS '해피선데이'의 인기 코너 '1박 2일 - 부산에 가다' 편이 야구팬들의 비난을 사고 있다.
야구팬들의 비난이 집중된 것은 크게 세 가지.
'1박2일' 팀이 50여석의 좌석을 차지함으로써 관중들의 통행에 불편을 끼친 점과 예상외로 길게 진행된 클리닝 타임 이벤트, 그리고 한 출연진이 '배트보이'로 나서는 장면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운동장 안에 방송제작 인력과 함께 들어가 경기에 집중해 관전하려던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 등이다.
이에 대해 '1박2일' 팀과 롯데 구단 측은 공식적인 사과의 뜻을 전했다.
먼저 '1박2일' 제작진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상징적으로 보여 줄 수 있는 사직 야구장을 방문하여, 관중과 함께 호흡하고 관중들에게 즐겁고 유쾌한 추억을 선물하고자 기획한 본 촬영에서 보다 세심한 준비과정을 통해 야구장의 주인인 관중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리지 않아야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처 예측하지 못한 여러 가지 돌발 상황으로 인해 시청자 여러분, 부산 시민 여러분에게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또한 '1박2일' 팀은 "당시 촬영을 위해 50여석의 좌석(3열 지정석 1번~52번)을 확보하여 촬영을 진행하였습니다. 또한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구단 측에 협조를 요청, 주변에 안전요원을 배치하였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관중들의 통행에 불편을 끼쳐드리고 방송촬영으로 인해 경기장 내 혼잡을 야기한 점, 머리숙여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밝혔다.
제작진은 당시 중계방송 캐스터가 '관중을 경기장에 못 들어오게 한다'고 한 것은 경기장 경호원이 좌석을 문의한 관중의 좌석 위치를 정확히 안내하는 장면이었기에 오해였다고 밝혔지만, 모든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죄했다.
"야구장의 주인은 야구팬입니다. 순수하게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를 즐기는 야구팬 여러분의 열정을 존중하며, 시청자 여러분께서 지적하시는 어떠한 부분도 겸허히 받아들이고, 앞으로 위와 같은 일을 준비함에 있어 보다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측의 사죄도 뒤따랐다. 롯데 자이언츠의 한 관계자는 "팬들께 본의 아니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관중의 좋은 호응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1박2일'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본의 아니게 안좋은 결과를 낳았다"고 밝혔다.
아울러 "관중들에게 조그마한 폐라도 끼치지 않는 알찬 이벤트로 다시금 팬들께 보답하겠다"며 "10분 4초나 되는 긴 클리닝타임에 경기 흐름이 끊겨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심판과 대부분의 관계자들에겐 이벤트 내용을 전파했는데, 미처 전달받지 못한 관계자나 선수가 있었다면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박2일' 제작진이나 롯데 구단 측의 사죄를 길게 인용한 이유는 이들의 말 속에 이번 사태의 해답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1박2일' 팀이 간과한 건, 스스로 밝혔듯 '야구장의 주인은 야구팬입니다. 순수하게 야구를 사랑하고 야구를 즐기는 야구팬 여러분의 열정을 존중해야 합니다'는 것이다.
롯데 구단 측이 간과한 건, 역시 스스로 밝혔듯 '10분 4초나 되는 긴 클리닝타임에 경기 흐름이 끊겨 경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는 점이다.
'1박2일'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야구라는 스포츠의 매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사직 야구장을 방문해, 관중과 함께 호흡하고 관중들에게 즐겁고 유쾌한 추억을 선물하고자 기획'했다면, 그들은 야구의 또 다른 주인공인 '선수'들을 놓쳤다.
장시간(?)을 허비한 가운데 재개된 경기에서 어깨가 식은 롯데 선발 송승준은 이전까지 역투하던 모습과는 달리 6회초 들어서자마자 채상병과 이대수에게 연속 안타를 맞는 등 3점을 내리 내줬다. 두산 선발 김선우 역시 예리하던 제구가 6회말 흔들리면서 1실점을 했다.
'1박2일' 제작진에게 선발 투수들의 어깨를 식힐 권리는 없는 것이다.
이 날 경기를 중계한 MBC ESPN의 허구연 해설위원과 캐스터는 이런 요지의 말을 남겼다.
'프로야구의 인기에 편승해 그 동안 공헌도 하지 않던 사람들이 와 관중들에 폐를 끼친다', '야구는 경기가 시작되면 선수와 야구가 위주가 돼야지, 연예 오락 프로가 아니다', '야구는 영화나 드라마가 전할 수 없는 야구만의 감동을 선사한다'고.
'1박2일' 제작진에게 클리닝 타임 공연 때 중계방송을 통해 비춰진 롯데 로이스터 감독과 가르시아, 강민호 등 야구인들의 불쾌한 표정을 다시보기로 볼 것을 권한다.
조이뉴스24 /박재덕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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