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혜림기자] '밴드의 시대' 파이널 무대에 진출한 세 밴드가 지난 한 달여 간의 여정을 돌이켰다. "축제라는 기분으로 파이널을 즐기겠다"는 각오부터 "정말 밴드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는 염원까지, 무대 못지 않게 유쾌하고 진솔한 발언들이 쏟아졌다.
지난 1일 서울 상암동 CJ E&M에서 Mnet '밴드의 시대' 결승 진출팀의 공동 인터뷰가 열렸다. 지난 2일 방영된 세미파이널 무대에서 데이브레이크와 갤럭시 익스프레스, 로맥틱펀치가 각각 장미여관, 3호선 버터플라이, 브로큰발렌타인을 꺾고 결승행을 확정지은 바 있다. 이날 인터뷰에는 MC 윤도현과 세 팀의 멤버들이 참석해 지난 여정을 돌아봤다. 오는 9일 방영될 파이널 무대 녹화를 앞두고 인터뷰가 진행된 만큼, 마지막 무대에 대한 각오 역시 들을 수 있었다.
파이널 무대에 오르게 된 소감을 묻자 로맨틱펀치의 보컬 배인혁은 "평소 존경했던 팀들과 파이널에 올라 엄청난 영광"이라는 말을,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박종현은 "고생 많으셨다. 마지막 공연을 재밌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겼다. 데이브레이크의 보컬 이원석은 "'밴드의 시대'는 정말 멋진 프로그램"이라며 "밴드의 의견을 음악적으로 풀어주기 위해 노력해 주셨다. 결승이지만 축제라는 기분으로 멋지게 즐기겠다"고 알렸다.
한편 '레전드100 아티스트'를 주제로 한 첫 경연에서 1대 밴드로 선정됐던 데이브레이크는 4대 밴드 장미여관과 대결해 파이널에 올랐다. 로맨틱펀치는 '금기에 대한 모든 것' 경연으로 2대 밴드가 됐고 6대 밴드 브로큰발렌타인과 맞붙어 결승 무대에 섰다. '9010아이돌'을 주제로 한 무대에서 3대 밴드 타이틀을 얻은 갤럭시익스프레스는 5대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와 대결한 끝에 승리해 마지막 무대를 꾸몄다.
데이브레이크는 보컬 이원석, 키보드 김장원, 기타 정유종, 베이스 김선일로 이뤄진 밴드다. 지난 2007년 1집 앨범 '얼반 라이프 스타일(Urban Life Style)'로 데뷔했다. 보컬 배인혁, 드럼 트리키, 기타 레이지, 베이스 하나, 기타 콘치가 뭉친 로맨틱펀치는 지난 2004년 EP 앨범 '햇살 밝은 날'로 첫 선을 보였다. 지난 2012년 KBS '탑밴드' 시즌2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기타와 보컬 박종현, 드럼과 코러스 보컬 김희권, 베이스와 보컬을 맡은 이주현으로 이뤄진 밴드다. 지난 2007년 EP 앨범 '투 더 갤럭시(To the Galaxy)'로 데뷔해 지난 2011년 제8회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상을 수상했다.
파이널에 오른 세 팀 중 데이브레이크와 로맨틱펀치는 KBS에서 방영됐던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 '톱밴드'를 통해서도 시청자를 만났던 이들이다. 이원석(데이브레이크)은 "경연 프로그램이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에 부담이 됐다"며 "음악과 경연이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제작진과 미팅 후 승패, 승부의 차원이 아닌 좋은 무대, 멋진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에 출연을 결심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밴드가 더 멋져 보일 수 있게 만들어 주신다는 말을 듣고 도전해 볼 만 하다고 생각해 참여하게 됐다"며 "지켜봤을 때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이었다"고 돌이켰다. 평소 트위터에 데이브레이크를 자주 검색한다는 이원석은 "'밴드의 시대' 공연 영상이 리트윗(RT)돼 돌아다니더라"며 "좋은 이야기도 나쁜 이야기도 있다. 저희 모습을 냉철하게 모니터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도 말했다.
배인혁(로맨틱펀치)은 "역점을 느끼긴 하지만 밴드 음악이 대중과 닿을 길이 없었다는 점에서 좋은 구도였다"고 '밴드의 시대' 출연에 동의하게 된 까닭을 알렸다. 그 역시 이원석과 마찬가지로 "방송에서 경쟁하는 것, 이기고 지는 것보다는 축제처럼 만들어 주셔서 즐기면서 공연할 수 있었다. 아주 만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미국 투어 중 출연 제의를 받은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보다 솔직한 출연 계기를 밝혔다. 박종현(갤럭시 익스프레스)은 "당시 캠핑카를 차고 14시간 씩 다닐 때 출연 제의가 왔는데 그냥 한다고 했다. 개고생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서바이벌이긴 하지만 (밴드의 존재를) 알려드려야 할 것 같았다. 너무 잘해주셔서 송구스럽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에 따르면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밴드의 시대'로 다양한 시도를 감행하며 멤버들 간 사이 역시 돈독해졌다. 박종현은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는 생각들이 많긴 헀지만 멤버들의 가능성을 많이 봤다"며 "'이런 것도 좋아하는구나'라고 알게 됐고 서로 이야기도 많이 나누게 됐다. 편곡 실력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2회 출연 당시 김정미의 '바람'을 선곡, 기타를 부수는 퍼포먼스로 객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박종현은 "기타를 부순 것은 잃을 게 없었기 때문"이라며 "'간지나게' 한 번 부숴보고 싶은 게 기타를 부숴본 사람들의 로망인데, 제작진이 안 말리고 '더 해 보라'고 부추겨 주셔서 재밌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의 무대에 대해선 함께 파이널에 오른 두 밴드도 혀를 내둘렀다. 이원석은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퍼포먼스는 짜릿했다. 티비 안으로 들어가고 싶었다"는 평을, 로맨틱펀치의 배인혁은 "동감한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무대는 밴드들이 다 하고 싶어하는 것이라 좋았다"는 감상을 내놨다.
배인혁은 이어 "저희는 1980년대, 건스앤로지스가 피아노 위에서 기타 연주를 하는 장면을 재현하고 싶었다"며 "그랜드 피아노가 워낙 고가라 밟기가 힘든데 ('밴드의 시대'에서) 멤버 레이지가 밟고 올라갈 수 있었다. 무서웠다곤 하지만 1980년 무대를 재현한 느낌이라 짜릿했다"고 알렸다.
'밴드의 시대'는 그간 록밴드의 방송 무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었던 과감한 무대를 연출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모았다. "단촐하고 미니멀한 무대를 구성한다고 이야기해놓고 앰프를 수십 대 쌓게 돼 스태프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말한 박종현은 "앰프를 산처럼 쌓아놓고 공연을 한 번 해 보고 싶었는데 방송에서 그림을 위해 흔쾌히 협조를 해 주셔서 멋지게 공연했다"며 "그래서 결승에 올라왔다"고도 말했다.
이원석은 세미파이널에서 선보인 '좋다' 무대를 언급하며 "노래 시작 전 LED 화면으로 많은 분들께 전하고 싶었던 메시지를 전했다"며 "밴드가 있어서 좋고 밴드를 좋아해 주시는 여러분이 있어 좋다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신나고 즐거웠다. 다행히 결승에 진출했고 오늘도 열심히 해 볼 생각"이라고 알렸다.
처음부터 끝까지 현장 관객과만 소통하는 공연과 달리, 방송은 무대며 분장이며 이래 저래 손을 쓸 일이 많다. 이원석은 "공연은 현장 느낌이 강해 조금은 자유롭기 때문에 많이 정리해서 무대에 올라가진 않는다"며 "방송은 치밀하게 준비하고 정리됐다는 느낌이 있었다. 그게 좋지 않게 보일 수 있지만 밴드를 하며 그런 경험을 하는 것이 쉽지 않다. 어떻게 해야 이 음악이 더 잘 들릴 수 있을지 고민한 계기였다"고 '밴드의 시대'를 통해 얻게 된 것을 설명했다.

박종현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처음 해 봤으니 평상시에 못 해본 것을 많이 해 보려고 했다"며 "기왕 알리러 나왔으니 사람들에게 (더 많은 것을) 알려드리면 좋지 않겠냐. 머리카락도 다 넘겨 보고 옷도 이것 저것 입어 봤다. 쉽게 다가설 수 있게 여러 모습을 보여드리려 했다"고 알렸다. 이주현 역시 "노래도 우리가 평소 안 하던 것을 많이 했다"며 "아이돌 음악이나 민요도 찾아 봤었다. 음악적으로 재밌는 여행을 하고 왔다"고 그간의 여정을 돌이켰다.
콘치(로맨틱펀치)는 "방송의 가장 큰 매력은 관객들이 크게 노력하지 않아도 집에서 시청할 수 있어 접근성이 좋다는 점"이라며 "열심히 준비한 무대를 클럽 등에서보다 덜 한 노력으로 재밌게 볼 수 있으니 좋았다. 앞으로도 밴드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져 무대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쟁쟁한 세 팀이 파이널로 가게 된 만큼 상대팀의 서로 다른 매력을 인정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이원석은 "로맨틱펀치와 갤럭시 익스프레스 둘 다 멘탈이 센 경쟁팀"이라며 "두 팀에게 말려 무리수를 두지 않도록 노력했다. 저희 페이스대로 멋진 무대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알렸다.
박종현은 "세 팀 중 누가 우승을 해도 수긍할만하다"며 "2회때부터 출연했는데 어떻게 우리 무대에서 실수를 안 하고 잘 할까 생각하느라 다른 팀들을 신경쓰고 견제할 여력이 없었다. 저희 무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앞이 캄캄했다"고 고백했다.
"가창력으로 데이브레이크에, 록킹으로 갤럭시 익스프레스에 '딸렸다'"고 고백한 배인혁은 "보컬로서 힘들었다"며 "두 팀 모두 견제하고 있고 아주 어려운 무대"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도 "저희는 데이빗 보위나 프린스 등 글램 음악을 동경한다"며 "그 시대의 퍼포먼스를 구현하려 했다. 섹시함은 원래 내면인 것인데 인위적으로 만들게 됐다. 내면도 섹시해지도록 정진하겠다"는 재치 넘치는 발언으로 현장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상대 팀을 향한 칭찬은 계속됐다. 이원석은 "로맨틱펀치는 미친 것 같다. 지칠 줄 모르는 에너지, 거리낌 없는 연출이 사람의 마음을 환장하게 한다"며 "오늘도 그런 무대가 나올 거라 생각한다"고 평했다. 갤럭시 익스프레스에 대해서는 "솔직히 개인적으로 잘 몰랐고 음악도 많이 들어보지 못했지만 이번 방송을 보고 음악을 더 들어봤다. 로맨틱펀치보다 좀 더 미친 밴드인 것 같다. 해외 공연이 쉽지 않을 텐데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멋진 록스타 같다"고 말했다.
박종현 역시 두 팀에 "두 밴드 다 멋있다. 사실 이전엔 앨범을 잘 안 들어봐서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기 그렇지만, 로맨틱펀치는은 발랄한 에너지가 꿈틀꿈틀하고 데이브레이크는 진짜 여심을 살랑살랑하게 하는 멋있는 밴드인 것 같다. 끝나고 빨리 뒷풀이를 하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배인혁은 "지난 2009년부터 갤럭시 익스프레스를 록 페스티발 등에서 봤는데 늘 '우리도 저렇게 하자'고 이야기했다"며 "잘 보이려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걸 해서 사람들이 따라오게 하는 느낌이었다. 그걸 '밴드의 시대'에서 구현한 것을 보고 놀라웠다"고 언급했다. 데이브레이크에 대해선 "관객 90%가 여성인데 여심을 녹일 비주얼과 음악성, 인기, 연주력을 완벽하게 갖췄다"며 "신나게 뛰는데 연주력을 놓치지 않는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이원석과 커피숍에 갔는데 사람들이 알아보는 것을 보도 데이브레이크의 인기를 실감했다"며 "8월에 있을 데이브레이크의 공연이 잘 됐으면 좋겠다"고 상대팀의 활동을 응원해 박수를 이끌었다. 배인혁은 "저희도 결승이 끝날 무렵 기회주의적으로 앨범을 낼 계획"이라며 "사실 이렇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 제목은 조금 창피하지만 정말로 밴드의 시대가 왔으면 좋겠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날 세 밴드와 MC 윤도현은 앞서 탈락한 동료 밴드들을 향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금지에 대한 모든 것'이라는 주제로 펼쳐진 2회 경연에서 2대 밴드가 된 로맨틱펀치는 "내 귀에 도청장치가 '금기' 주제의 경연에 나왔다면 우리가 아닌 그 팀이 올라갔을 것 같다"며 "피아와 노브레인, 크라잉넛도 아쉽다"고 알렸다.
갤럭시 익스프레스는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와 영국에 갔다 와서 이 프로그램을 시작했는데, 친해진 뒤여서인지 한 번도 못 이기고 하차해 아쉽다"는 말을, 데이브레이크는 "솔루션즈가 두 번 출연했다"며 "무대는 좋았는데 우승을 못 해 아쉬웠다"는 평을 남겼다. 이어 데이브레이크의 이원석은 "옥상달빛이 루시드폴의 '걸어가자' 공연을 했을 때, '밴드의 시대' 열혈 시청자인 제가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고도 고백했다.
오는 9일 방영될 파이널 무대 녹화를 앞두고 이원석은 "준비한 그 만큼만 무대에서 잘 했으면 좋겠다"며 "처음에 출연 결정했을 때의 걱정과 주저함이 말끔히 사라진 것 같아 좋다. 꿈꿔 온 서바이벌 경연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까지 즐기겠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흥겨운 각오를 전했다.
박종현은 "갤력시 익스프레스가 가장 대표적으로 그런 이미지의 밴드지만, 밴드의 이미지가 어둡고 우중충하다는 편견이 있었을 것 같다"며 "다른 밴드들의 건강한 매력이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 음산하기만 하지 않고 에너지가 있다는 것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알렸다.
콘치는 "'밴드의 시대'는 1세대 밴드 형님들부터 지금 막 시작한 저희에게도 후배인 분들까지 조명해줘서 정말 감사한 프로그램"이라며 "앞으로 포맷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다른 후속 프로그램들도 밴드를 조명했으면 좋겠다. 열심히 하는 밴드들에게 힘을 많이 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밴드의 시대'는 매회 6팀이 출연해 1:1 배틀을 펼치고 100% 밴드 평가단의 투표로 승패팀이 결정되는 밴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지난 5월21일 첫 방송돼 오는 9일 파이널 방송을 앞두고 있다. 파이널 무대는 인디밴드 명곡을 커버해 펼치는 1라운드와 밴드 결성 당시 만들었던 곡 혹은 데뷔 앨범 수록곡(자작곡)으로 펼치는 2라운드로 나뉜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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