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크래프트3' 리그에서 정상을 지킨 후 여건이 허락한다면 '스타2'로의 종목 전환도 신중히 검토해볼 생각입니다."
장재호는 한국의 프로게이머 중 '황제' 임요환과 함께 가장 걸출한 스타로 꼽힌다. 전성기를 지난 임요환의 인기가 이제 한국의 국경선을 벗어나지 못하는 반면 장재호는 중국을 비롯해 '워크래프트3'가 인기를 얻는 서구 각국에서 높은 지명도와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중국에서 열리는 '워크래프트3' 경기에 참석하는 그에게 몰려드는 팬들을 제지하기 위해 공안들이 상시 밀착마크를 할 정도.
그런 그가 소속된 팀은 한국의 프로게임팀이 아닌 덴마크의 프로게임단 MYM이다. 이는 한국에 '워크래프트3' 리그가 활성화 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의 '사냥터'도 한국이 아닌 중국과 북미, 유럽 각국의 리그다. 소속팀에서 받는 연봉이 연간 1억원 규모이며 각종 리그를 통해 버는 수익도 연간 1억원 정도.
당초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를 지망했던 그는 '워크래프트3'로 종목을 전향한 후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각광받는 'e스포츠 한류'가 됐다.
WCG2008 그랜드파이널이 열리고 있는 독일 쾰른에서 장재호를 만나 프로게이머 활동과 한국의 e스포츠 환경, 장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워크래프트3' 프로게이머가 되기 전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활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 종목 전환을 한 계기는 무엇인지.
"여건이 여의치 않았다. 노력했지만 당시 게임단 입단이 어려웠다. 2002년에 '워크래프트3'가 출시됐을때 친구의 권유로 종목을 전환, 새출발했다."
- 당시엔 '스타크래프트'와 '워크래프트3'를 겸업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스타크래프트'에서 이루지 못한 꿈 때문에 미련이 있진 않았나.
"없진 않았다. 베르트랑, 봉준구 등 두 종목 겸업하는 선수들도 있었다. 그러나 새롭게 터전을 마련한 종목에서 누구보다 성공하고 싶었고 그만큼 절박함도 컸다. 미련에 젖거나 두 종목 겸업할 여유가 없었다."
- 세계적으로 '워크래프트3'는 '스타크래프트'보다 e스포츠 시장에서 훨씬 넓은 저변을 가지고 있지만 국내 토양은 정반대다. 왜 그런 결과가 온것 같나.
"보는 이에게 '워크래프트3'가 좀 어렵게 느껴진 점이 가장 큰 이유같다. 기대만큼 흥행이 잘 안되고 스폰서가 안 잡히는 상황이 지속돼 지금과 같은 결과가 온 것 같다."
- 국내리그에 스타플레이어가 절실히 필요했고 그 때문에 특정 스타플레이어를 계속 키워주기 위해 한 게임방송국 리그에서 일종의 '조작'같은 것이 이뤄진 '스캔들'도 있지 않았나.
"대다수가 그렇게 생각하듯, 나도 그 사건은 잘못된 일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일의 여파로 국내리그의 침체가 온 점도 없지 않다. 해당 선수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난 일이라 뭐라 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
- 워낙 압도적인 경기력을 선보인 덕에 '안드로메다 장'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많은 우승경력을 갖고 있는데 큰 경기에 다소 약하다는 평을 받기도 한다.
"그런 점이 없지 않다. 장기간 진행되는 리그 방식에 익숙하고 안정적인 성과를 내는 반면 리그 진행이 압축돼 이뤄지는 단기 토너먼트 대회에 다소 약하다. 이번 WCG 2008에서 꼭 우승해 큰 경기에서도 약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겠다.'
- 그동안 만난 상대 중 가장 강력한 라이벌,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가장 강력한 적수로 누구를 꼽을 수 있을까?
"숱한 강적들이 있었다. 지금은 박준 선수가 가장 강한 적수다. 이번 대회에서 만날 해외 선수들 중엔 프랑스의 요안 메를로, 중국의 왕쉬엔 등이 쉽지 않은 상대다. 패치 후 밸런스가 오크 종족으로 기울어진 감이 있어 오크 진영의 강자들이 부담스럽다."
- WCG 그랜드파이널에는 3번째 출전이다. 그동안 WCG에선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한국의 종합우승을 위해선 '스타크래프트' '에이지오브엠파이어3' 두 종목 외에 금메달이 하나 더 필요하다.
"WCG라는 대회 자체에 많이 익숙해졌다. 나 자신을 위해서도, 우리 선수단을 위해서도 꼭 금메달을 따고 싶다.'
- '스타크래프트2'가 곧 출시된다. 이미 접해봤을텐데 어떠한 게임으로 보이나.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지망생 시절 최고의 산맥으로 보였을 임요환과 '스타크래프트2'로 맞붙어 보고 싶지 않나.
"전작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은 게임이다. 출시된 후 대중화 여부에 따라 '스타2'로의 종목 전환도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다. 가능성이 열려있는 문제지만 신중히 판단하고 결정하겠다.
- '스타크래프트' 선수들은 공군 특기병이라는 형태로 사실상 병역특례의 가능성이 열려 있다. 장 선수는 언제쯤 병역문제를 해결할 생각인가. 언제까지 선수생활을 하는 것이 목표인가.
"'워크래프트3'의 경우 그러한 병역특례의 길이 없다. 지금 내가 23살이니 3~4년 정도 더 선수생활을 한 후 은퇴하고 현역병으로 입대할 계획이다. 전역 후에도 여건이 허락하면 선수생활을 하거나 게임 제작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싶다."
- 국산 게임중 e스포츠로 가능성을 보이는 게임들이 있는지. 기회가 닿으면 국산 종목 선수로 활동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등 국산 FPS게임들이 좀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 특히, '서든어택' 리그는 적어도 국내에선 사랑받을 가능성이 보인다. 내가 국산종목 선수로 전환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 한국의 e스포츠 시장과 관련해 당부하고 싶은 말은.
"물론 사람들이 좋아하는 선호도, 수요에 따라 '스타크래프트'가 지금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러나 다른 종목들에도 많은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
/독일 쾰른=서정근기자 [email protected]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