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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중계권 협상, 갈수록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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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KBS·MBC 기 싸움…방통위 "이러지도 저러지도"

남아공 월드컵 중계권 문제를 두고 SBS와 KBS,·MBC 간 물밑 협상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협상보다는 기 싸움만을 계속하고 있어 갈등의 골이 점점 더 깊어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는 '자율적 협상'만을 권고하고 있어 월드컵 중계권을 둘러싼 지상파 3사 간 협상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4일 방통위와 지상파 3사 관계자에 따르면 SBS는 최근 KBS와 MBC에 제안서를 보내 개별 경기 단위로 구매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별 중계 구입 문제 놓고 공방

SBS 측 관계자는 이와 관련 "월드컵 경기 수가 64경기이니 전 경기를 살 의지가 있는지, 따로 살 생각은 있는지 의사를 물어보는 차원에서 제안서를 보낸 바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구매희망 경기 및 중계희망채널(KBS에 한함) ▲구매희망 가격을 적어 지난 1일까지 답변해달라는 제안서를 보낸 바 있다고 확인해줬다.

이어 KBS와 MBC의 악의적 보도로 SBS가 입은 피해를 보상하는 차원에서 재발방지를 약속하거나 일정수준 중계권료에 반영해주는 손해배상 제안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감정적으로 하지 말자는 자제를 요구하는 차원이었지 실제로 터무니없는 피해배상을 하자는 뜻은 아니다"라며 "이에 KBS와 MBC는 몇 가지 질의와 함께 일부 조건은 수용할 수 있다는 답변을 보냈지만 아직 가격 협상에 대해서는 어떤 제안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SBS는 KBS 1TV 채널만 참여하는 공동중계 설과 관련해서는, "만약의 경우 KBC 1TV가 광고가 없다는 점을 감안해 긍정적인 가격 협상조건을 내놓을 수 있다"며 협상 가능성의 문을 열어놓기도 했다.

반면 KBS와 MBC는 개별경기 중계권 구입 자체에는 일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진정성 있는 제안인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방송사 측 한 관계자는 "손해배상 요구 자체가 협상할 의지가 없다는 뜻"이라며 "개별 경기 중계권 제안도 SBS가 단독중계를 하기 위한 명분 쌓기 아닌가 싶다"면서 협상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어 KBS와 MBC가 월드컵 공동중계를 위한 공조체제를 구축해 SBS와 물밑 협상을 계속 하겠지만 오는 5일까지 협상에 진전이 없을 경우 다시 공세를 취할 것이라는 엄포(?)를 놓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일각에서는 SBS와 KBS 1TV가 공동중계를 하는 식으로 결론이 날 경우 MBC만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는 관점을 보이고 있다.

◆방통위는 '자율협상' 원칙 고수

지상파 3사 간 갈등이 첨예해지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무부처인 방통위는 '자율적 협상' 원칙을 고수하며 협상 추이만 계속 지켜보는 상황이다.

방통위는 지난달 17일 전체회의에서 월드컵 공동중계와 관련, 방송사 간 자율협상을 주문하면서도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는 원론적인 수준의 입장만을 밝힌 바 있다.

방통위 측 한 관계자도 "SBS의 단독중계가 법률상으로도 문제가 없을 뿐 아니라 방통위가 중재할만한 법적 권한이 없어 만나는 것만 지켜볼 뿐 개입하긴 좀 껄끄럽다"며 "협상을 권고하고는 있지만 실무자들의 물밑 접촉도 지상파 입장에서는 자율협상에 적잖은 압박을 주는 것처럼 보일 것"이라고 개입에 난색을 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방통위의 이 같은 미온적인 자세를 두고 일각에서는 지상파 3사 모두를 만족시켜줄 수 없는 '솔로몬의 지혜'를 발휘하지 못할 경우 지방선거 여론형성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박정일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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